부채를 이해하고 구분해보자
부채란 단순히 빌린 돈이 아니다. 회계학상의 다양한 거래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여러 종류가 있다. 회계학상의 부채 개념에 대해 넓게 생각하고 알아보자.
부채(liabilities)란 과거 사건으로 발생했고 경제적 효익을 내재한 자산이 기업에서 유출됨으로써 기대되는 현재의 의무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재화나 용역의 차입을 전제로 부담한 금전상의 상환의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채무와 같은 말이다. 하지만 부채는 회계학상으로 개념구성이 채무보다 훨씬 넓어 타인자본, 소극재산, 채권자지분 등으로도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부채는 재무상태표의 대변에 기재되는 항목으로 자본 이외의 것이다. 회계학상으로 재무상태표에 인식되기 위해서는 현재 의무의 이행에 따라 경제적 효익이 내재된 자산 유출의 가능성이 크고, 그 유출될 자산의 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부채는 기업이 상품이나 원재료를 외상으로 구매하거나 금전을 차입했을 경우, 기업이 소비한 전력이나 용수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거나 종업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며, 상환 또는 의무의 이행시기에 따라 크게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나눈다. 유동부채는 통상 상환기일이 1년 이내인 것을 말하며, 비유동부채는 상환기일이 1년 이상인 것을 말한다. 유동부채에는 단기차입금, 지불어음 등이 있으며 비유동부채에는 장기차입금, 사채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특정인에 대한 채무와는 전혀 다른 충당금이 있다. 충당금은 장래의 특정한 지불에 대한 준비액으로 상여충당금, 퇴직충당금 등이 있는데, 회계학상으로는 하나의 부채로 보고 있다.
유동부채와 금융부채
대표적인 유동부채 중 하나가 매입채무다. 매입채무는 일반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를 말한다. 주된 영업활동 이외의 거래에서 부채가 발생한 경우에는 미지급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이 여러 제과업체로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받으면 구매 부채 계좌에 금액을 기록하고, 슈퍼마켓에서 사용하기 위해 외상으로 선반을 구입한 경우에는 미지급 계좌를 사용해야 한다.
부채에는 선수금이라는 계정도 있는데 이는 수주공사 등에서 발생하는 계정이다. 보통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경우에 나타나며, 미리 계약금 형식으로 돈을 받을 때는 선수금계정으로 기록한다. 즉 수익은 아니지만 계약이행 등을 위한 보증금 형식으로 돈을 받을 때 발생하는 계정이다.
이번에는 금융부채에 대해 살펴보자. 금융부채는 부채의 정의를 충족하는 확정계약의무가 있는 현금이나 그 밖의 금융자산으로 결제되는 부채다. 전형적으로 매입채무, 미지급금, 차입금, 사채 등을 말한다. 금융부채 이외의 항목은 판매 제품에 대한 품질보증의무와 같이 비금융부채라고 한다. 앞서 설명한 금융상품은 어느 한 당사자에게도 금융자산으로 인식되지만 동시에 다른 당사자에 대한 금융부채로 인식되는 계약이다.
거래 상대방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계약상 의무는 금융부채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다. 금융부채는 금융상품의 계약당사자가 되는 경우에만 재무상태표에 인식한다. 이때 최초 인식되는 때의 공정가치로 계상되는데, 금융부채와 직접 관련되는 거래원가는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가 아닌 경우에 최초 인식하는 공정가치에서 차감해 측정한다. 다시 설명하면 금융상품 발행과 직접 관련된 수수료, 증권거래소·금융기관 등의 부과금, 세금 등은 손익계산서상의 당기비용으로 처리하고,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가 아닌 경우 당해 금융부채의 발행과 직접 관련된 거래원가는 최초 인식하는 공정가치에서 차감한다.
부채는 때로는 확정부채와 충당부채로 나뉜다. 확정부채는 재무상태표일 현재 확정존재하는 부채와 지급해야 할 확정금액을 말한다. 충당부채란 재무상태표일 현재 존속이 불확실하거나 지출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말한다.
무엇을 충당부채라고 하는것인가?
충당부채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과거 사건의 결과로 인해 현재의무가 존재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의무의 이행을 위한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매우 커야 한다.
충당부채는 과거 사건이나 거래에서 비롯된 현재의무로서 지출 시기나 금액은 불확실하지만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자원을 유출할 가능성이 높고, 또한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부채다. 즉, 기업의 지출액이나 시기가 불확실하다. 다시 말하면 기업이 지출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나 시기가 불확실한 부채를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충당부채는 퇴직급여 충당부채다. 직원이 회사에 1년 이상 근무한 경우 회사는 퇴직금을 지급할 법적 의무가 있다. 따라서 자산(현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고,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
충당부채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현재의무가 있어야 하며,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자원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야 한다. 제품의 보증판매 등 다수의 유사한 의무가 있는 경우, 그 의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유출 가능성을 판단할 때 전체 유사한 의무를 판단한다.
비록 개별 항목의 의무이행에 필요한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은 아주 크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의무이행에 대해 판단하면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은 매우 클 수 있다. 또한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는 추정치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런 추정치가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훼손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에 충당부채는 현재의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충당부채로 인식한다. 그러나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없는 드문 경우에는 부채로 인식하지 않고 주석에 우발부채로 명시한다.
우발부채란 무엇인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사건이 발생하여 우발부채라고 하는 부채의 존재를 확인한다면 부채를 재무제표에 인식할 수 없다. 즉, 우발부채는 과거 사건에서 발생하였지만 기업이 통제하지 못하는 하나 이상의 불확실한 미래 사건이 발생하거나, 그러한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경제적 효익을 가진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만 식별되는 의무다.
계약이 제3자와의 공동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제3자가 이행해야 할 의무의 일부를 우발부채로 처리한다. 또 충당부채를 기업의 수행의 일부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기업 A와 기업 B가 기업 C의 건설계약 이행과 관련하여 연대보증을 해줬으나 기업 C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기업 A는 건설계약 이행과 관련된 지출의 50%를 충당부채로 인식하고, 50%는 우발부채로 공시한다.
이러한 우발부채는 기업 인수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예상하기 어렵기에 M&A 또는 회계감사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우발부채가 후에 나타나서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를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우발부채는 실무에서 변호사를 통해 해당 기업에 재판 중인 내용은 없는지 구체적 인터뷰 등으로 체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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